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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진짜 엄마가 되었습니다...^^
송지혜 2012-06-06 추천 1 댓글 7 조회 2204

지난 주 토요일 오전 4시 45분에 낯선 복통이 시작 되어,
아..이게 진통인가?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습니다.
처음 겪어 보는 일이기에 며칠 전 부터 "주여...어느 때 이니까?ㅡ.ㅡ;;" 하는 맘으로
어느 때에 저에게 올지 모르는 신호를 기다리며 6월 4일 예정일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처음 배가 아프기 시작하자 시간을 보고,
또 다음 아픈 때를 기다렸다가 시간을 보고,
첫 아이는 빠르게 나오지 않으니 당황하지 말고 기다렸다가 병원에 가라는 여러 집사님들의 조언을 기억하며 침착하려고 애썼어요.
자고 있던 남편에게
"여보, 드디어 때가 왔어. 진통이 오나 봐."
하고 깨우니 남편도 눈이 번쩍! O.O;;;
그 다음 부터는 언제 병원으로 가야 하나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진찰을 받으러 가보자, 싶어 아침 9시에 병원으로 향했어요.
미리 싸둔 짐을 차에 싣고 현관을 나서는데 기분이 참 묘한거에요.
다시 건강하게 여기로 걸어 들어올 수 있기를. 그때는 꼭 건강한 세 명이 함께. ^^
병원에 도착해 진찰을 받는데 이제 1cm 자궁이 벌어졌다고 
3cm 부터 진짜 진통이 시작될꺼라는 의사 선생님 말에 
"헉, 지금도 아픈데, 이건 가짭니까?O.O;;" 
당혹감을 감출 수 없어 조심스럽게 여쭈어 봤죠.
"저.....너무 배가 고픈데 기다리면서 밥은 먹어도 되나요?ㅡ.ㅡ;;"
의사 선생님이 이 무슨 경산부(둘째 이상 낳으시는 산모) 같은 소리냐며 웃으시더군요.
일단 토요일 저녁 늦게나 출산 할 것 같으니 집에서 편히 대기 하시다가
진통 간격이 줄면 오라는 말씀에 집으로 돌아가 기다렸어요.
다시 돌아오니 긴장도 풀리고 엄마도 집에 오셔서 같이 점심을 먹고
저녁에 통증이 5-6분 간격으로 규칙적이 되어서
그래도 최대한 임박해서 가려고 참고 기다리다 밤 11시에 병원에 다시 갔습니다.
입원해 분만실에서 누워 진통을 겪는데 점점 심해지는 통증이 너무 겁이 났어요.
가진통이 시작된지 16시간이 지났는데 그 동안 딱 1cm 밖에 진행이 안되었다고
이제 2 cm 인데 좀 늦는다는 간호사의 얘기에 불안했지만
그래도 12시가 넘어가는 시계를 보며 3-4분 간격을 맞춰
찾아오는 진통이 잠시 쉴 때 농담도 하며 여유를 갖고 새벽쯤엔 봄이를 만나겠구나 싶어
설렘과 기대로 고통을 잊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평균적으로 1시간에 1cm 씩이라던 진도(?)가 늦어도 너무 늦는 거에요...ㅜㅜ
또 3-4 시간이 지나 3cm...2시간 지나 4cm...
분만실에 걸린 시계의 분단위가 바뀔때 마다 정확히 찾아오는 견디기 힘든 진통...
아시는 분들은 아실, 내진의 고통....ㅜㅜ
새벽 6시가 되어도 아직 더 걸릴 것 같다는 얘기만....
함께 분만실에 계시던 엄마는 1부 예배에 가시고 남편과 함께 기다리며 견디고...
또 엄마가 오시고 남편이 2부 예배를 드리러 가고, 엄마와 견디고....
낮 12시에 겨우 8cm 가 되어 양수가 터지더라구요.
입원해서 진짜 진통이 시작된지 12시간 만에.ㅡ.ㅡ;
그래서 이제 진짜 나오나 보다 했는데,
이 때가 정말 고통스러운건 시작도 되기 전이었어요.
남편에게 급히 양수가 터졌다고 알리고 너무 아파 진통이 잠시 쉴때 찬양도 하고
(간호사가 나중에 얘기 하기를 왜 수술해 달라는 말을 안할까...싶었다고.^^; 아마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했을 지도 몰라요.ㅎㅎ사실 몰라서 못한건데.ㅋ)
보통 막판 힘주기 라고 하는 걸 평균적으로 30분- 50분 정도 한다는데
전 1시 부터 시작해 아기가 나온 4시 35분 까지 3시간 반을 해야 했어요.
전날 저녁 부터 굶어서 기운도 없이 기진맥진한 상태로 있는데
인생에서 가장 큰 힘을 써야 하는 순간이 온거죠.
밥힘으로 살아온 지난 세월, 이렇게 힘이 아쉬운 순간에 뱃속이 텅비어 더 기운이 없었네요.ㅜㅜ
그래도 하나님이 기운을 주시길 간절히 기도하면서 분만실에 엄마와 함께 기도하면서 계속 힘을 줬어요...
마지막엔 호흡이 어려워져 산소호흡기를 쓰고,
자꾸만 두 다리에 쥐가 나서 자세를 못 잡고,
진통은 척추가 창으로 꿰 뚫리는 것 같이 너무 아파 온몸이 덜덜 떨리고,
얼굴에 실핏줄은 다 터지고,
이러다 죽는 가보다 싶었는데,
그래도 저를 위해 기도하고 계실 분들의 얼굴이 하나씩 떠오르며 기운이 났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를 붙들고 같이 힘쓰며 기도하고 있는 엄마와,
도저히 안쓰러워 못 보겠다며 분만실에 있다가 문앞에 나가 소리만 들으며
기도하고 있는 우리 남편에게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어
자꾸 놓을 것 같은 정신줄을 잡았지요.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아이가 나왔는데
전 시야가 흐려지고 기운이 없어서 그 때는 아이 얼굴을 잘 못봤어요..^^;;
그저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너무 감사해요....하고 중얼중얼....
남편은 아이를 막 뽑아(?) 의사가 들고 있을 때 마침 들어와 보고는
너무 감동해서 울었다고 하고요.
분만실에서 2시간 동안 회복될 때를 기다렸다가 병실로 옮겨 와 누우니
제가 겪은 36시간의 고통이 꿈인 듯 현실감이 들지 않았어요.
남들 애 셋은 낳았을 시간에 하나 낳느라 너무 고통 스러워서
분만이 끝나고 바로 남편에게
"둘째는 제왕절개......" 라고 말했죠.ㅋ
그리고 면회 온 저희 언니에게
"언니도 제왕절개......" ^^;;


어쨋든 지금은 병원에서 퇴원해 조리원에 와서
편안한 마음으로 이런 출산 감상문스러운 글을 올리고 있지만
저의 일생을 돌아보게 만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제게 고통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귀한 사랑의 댓가를 깨닫게 하신 하나님 은혜에 감사드리고
저를 위해 같은 시간 함께 기도하고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의 사랑에 감사를 전합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을 존경합니다. 너무 귀하고 감사한 분들이세요.
아쉽지만 조리원 지침 상 면회가 일체 안 되어서
보고 싶은 분들의 얼굴을 그리워하며 다시 뵐 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건강하게 돌아갈께요.
제가 너무 사랑하는 저희 남편과, 우리 교회의 새로운 등록 교인 봄이와 함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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